본문 바로가기
윙크의사 일기

모든 것이 나에게 달린 시대

by 윙크의사 2023. 4. 4.
728x90

우리는 모든 것이 자기 본인에게 달렸다고 말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더 부유하거나 더 똑똑하거나 더 날씬하지 않은 것은 자신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몸이 아픈 것은 본인이 먹거나 먹지 않은 음식 때문이며, 받지 않았거나 받았던 검진 때문이거나, 하지 않았거나 지나치게 많이 한 운동 때문이다. 혹은 내가 태어난 날과 시에 맺어진 운명 혹은 사주 때문이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모든 일은 나 때문에 발생한다. 하지만 정말로 그런가?

 

30세 중반, 나의 삶을 바꿔 놓은 사고는 나 때문인가? 내가 말을 좋아했고, 말을 타보고 싶었고, 몽골에서 말을 타는 동영상을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고, 몽골에 날아가 말을 탔고, 그리고 몽골에서 만난 친구들과 외승을 하러 강원도에 갔고, 그리고 말에서 떨어져 눈을 잃은 것. 모든 것은 나 때문인가? 그렇게 파고들다 보면 결과와 연결된 진짜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것인가? 그렇게 하면 결과가 바뀌는가? 그래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대부분이 자기 통제하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우리의 통제 밖에 있다. 부도 명성도 건강도 통제할 수 없다. 본인의 성공과 자식의 성공도 마찬가지다. 운동하러 헬스장에 가는 길에 차에 치일 수도 있고, 기구 운동을 하다가 다칠 수도 있다.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을 수 있겠지만, 그 음식이 진짜 나에게 득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두가 원인을 찾고 싶어 하고 그 원인을 해결해 결과를 바꾸고 싶어 한다. 하지만 우리는 예견된 결과도, 그 결과와 연결된 원인도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다.

 

모든 일은 나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무관하게 발생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이 발생하든 상관 없이 유지할 수 있는 나만의 것이다. 내 생각, 나의 태도, 그리고 나의 관계이다. 전쟁터에서도, 학살 수용소에서도 자신을 변함없이 유지하며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외부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일들을 본인과 무관한 일로 만들어 살아남았다. 나라는 존재를 지키고 유지할 수 있는 존재는, 나뿐이다. 내 생각, 나의 태도, 그리고 나의 관계이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나에게 수렴해야 하는 이유이다. 수렴해서 지켜내야 확장할 수 있다.

 

모든 일은 나와 무관하게 발생하고, 과정에서 나를 구원하는 대상은 자신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것은 나에게 달려있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과 무관하게 내면의 생각, 태도, 관계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 그런 나에게 모든 것이 달려 있다.

 

내가 온전히 감내해야 할, 나의 무게

'윙크의사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따뜻함'이란  (0) 2023.04.10
과거의 기록  (0) 2023.04.04
흉터  (0) 2023.03.14
투정 아닌 투쟁의 기록  (0) 2023.03.14
“엄마 아빠는 눈이 두 개 잖아!!!!!”  (0) 2023.03.1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