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2 재경험, 그리고 다시 용기 그토록 피하고자 애썼던 얼굴 (좌측 안와) 재수술을 받게 되면서, 1년 만에 많은 증상들을 재경험 하는 중이다. 첫째로는, 눈꺼풀이 다시 닫혔다. 기적처럼 떠 졌던 왼쪽 눈꺼풀이었는데 말이다. 처음 다쳤을 때는 슬퍼 보이는 U 모양 이더니, 지금은 웃는 ^ 모양으로 감겼다. 덕분에 이제는 진짜 #윙크의사가 됐다. 그동안 많이 웃으려 애쓴 보람이 있는 것인가. 역시 평소의 표정에 따라 사람의 얼굴 형태는 변한다. 둘째로는, 피부 감각이 아예 사라졌다. 이전에도 꽤나 무뎌있던 터라 그러려니 했는데, 코에서 뭐가 흐르는 것도 못 느끼는 것은 좀 곤란하다. 병원에서 신나게 찍은 셀카를 보니, 코피 흐르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결국 옷에 흘렸다. 엄마는 코흘리개라 놀리며 거울을 자주 보라는 조언을 해줬다. (앞으로.. 2024. 1. 28. 끝이자 시작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말이 있다. 끝과 시작은 마치 기차의 분절처럼 네모반듯하게 분리될 것 같지만, 사실은 퍼즐처럼 잘게 나눠진, 실제로는 연속된 조각들의 모음집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지난주에 모 병원 소화기내과 펠로우 송별회가 있었다. 작년 말 다쳐서 실려 왔을 때부터 따뜻하게 날 보살펴주고, 힘들 텐데도 묵묵히 빈 자리를 채워주었던 선배, 동료 펠로우들과 작별하는 자리였다. 함께 시작했지만 유일하게 남아, 아직 성치 않은 몸으로 동료들을 배웅하게 되었기 때문일까. 고마움과 미안함과 아쉬움이 담긴 나의 소회는 시작부터 울컥거린다. 1. 인생의 큰 변화와 시련을 겪었습니다. 2. 다친 저를 가족처럼 아껴주고 보살펴주신 덕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3. 내과 의사로서의 꿈을.. 2023. 3.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