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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2

모든 것이 나에게 달린 시대 우리는 모든 것이 자기 본인에게 달렸다고 말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더 부유하거나 더 똑똑하거나 더 날씬하지 않은 것은 자신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몸이 아픈 것은 본인이 먹거나 먹지 않은 음식 때문이며, 받지 않았거나 받았던 검진 때문이거나, 하지 않았거나 지나치게 많이 한 운동 때문이다. 혹은 내가 태어난 날과 시에 맺어진 운명 혹은 사주 때문이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모든 일은 나 때문에 발생한다. 하지만 정말로 그런가? 30세 중반, 나의 삶을 바꿔 놓은 사고는 나 때문인가? 내가 말을 좋아했고, 말을 타보고 싶었고, 몽골에서 말을 타는 동영상을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고, 몽골에 날아가 말을 탔고, 그리고 몽골에서 만난 친구들과 외승을 하러 강원도에 갔고, 그리고 말에서 떨어져 눈을 잃.. 2023. 4. 4.
관계 Relationship 관계들에 대해 생각한다. 있으면 좋은 관계와 있어도 되는 관계, 없으면 안 되는 관계와 혹은 없어져야만 하는 관계. 삶은 단편적이지 않고 유동적으로 흐르기 마련이지만, 사람들은 관계를 어떤 식으로든 규정하고 싶어 한다. 규정하고 싶은 ‘마음’과 규정돼야 한다고 여기는 ‘강박’ 간에는 일종의 피아식별조차 어렵다. 결코 규정되지 않거나 혹은 절대적으로 변화할 수 밖에 없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인간은 크고 작은 고통을 받는다.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모름지기 OO 관계 (친구든, 연인이든, 부모-자식이든, 상사-부하든 간에) 는 이래야 한다고 정답 아닌 정답을 정해 놓는다. 감정적, 체력적 여유가 있었을 때는 상대의 보폭에 맞추어 나도 조금은 움직일 수 있었는데, 여유와 함께 관계의 유연성 또한 잃어버렸.. 2023.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