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으로 시간 쓰기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무작정 쪼개거나 아껴 쓰는 것 말고, ‘현명하게’ 효율적으로 쓰는 것 말이다. 무한히 확장하는 우주를 제외하고는, 지구도, 달도, 그리고 나도 언젠가 끝을 맺을 수밖에 없는 유기체이다. 인간으로서, 가장 한정적으로 느끼는 것은 시간과 체력이다.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은데, 한정된 시간과 체력은 나를 선택의 갈림길에 가져다 놓는다. 아직도 내려놓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 인간은, 앞에 놓인 갈림길 사이에서 고민하느라 시간을 낭비한다. 갑자기 당겨질지, 혹은 지연될지조차 모르는 ‘삶의 끝’을 향하는 비행기 시간 전에, 모든 길을 다 가보고 싶은 ‘욕심쟁이 여행자’가 바로 나다. 선택한 길에 최선을 다하며, 주어진 시간동안 최대한 아름다운 것들을 눈에 담아보..
2023. 6. 4.
눈이 떠져요
성형외과 외래 진료실을 방문했다. 3개월 만이다. 작년 11월, 서른셋의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안구가 파열되어 한 쪽 시력을 잃었고, 올해 1월, 부러진 얼굴 뼈를 붙여 둔 임플란트에 농양이 생겨 다시 입원했다. 올해 3월, 가까스로 의사 본업으로 복귀했으나 여전히 아슬아슬하게 치료를 병행해야 했다. 반쪽은 의사, 반쪽은 환자로 살며, 두 존재 모두의 생존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 5월, 기적적으로 상태가 좋아져, 의사라는 본업으로 완전 복귀에 성공했다. “교수님, 저, 눈이 떠져요” 양쪽 눈을 모두 뜨고 깜빡이는 나를 보며, 교수님은 “전생에 좋은 일을 했나 보다”고 했다. 그토록 심한 사고 이후, 눈꺼풀이 다시 떠지고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경우는 정말 흔치 않다고 했다. 감사..
2023. 6. 4.